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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난 한달여간 다닌 영국문화원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2008년 4학기

6월 23일

8월 9일



우선 어학원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가서 반편성 시험을 치뤄야 한다. 가면 시간을 20분 정도로 주고 시험지에 있는 문제를 풀게 한다. 필기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실제 선생님에게 스피킹 테스트를 받는다. 그래서 필기와 스피킹 점수의 총합에 따라 반배정을 받는다. (뭐 팁이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점수를 잘 받아서 높은 반에 들어가고 싶다면 필기문제를 빨리 푸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다행히 Post-upper intermediate 등급을 받았다.

(왜 다행인가 하면 저번에 다녔던 신촌의 모 학원에서는 지나치게 반편성이 낮게 되는 바람에 좀 짜증났던 기억이 있기 때문 - 일부러 낮은 반에 배치시켜서 좀 더 학원을 오래 다니게 하려는 상술인 것 같다만)

반의 등급은 Elementary / Pre-intermediate / Intermediate / Upper-intermediate / Post-upper intermediate

로 크게 5개로 나눠져있고 포스트어퍼를 제외한 각 단계마다 2~3개의 수준별 분반이 또 있는 것 같다.



수업내용은 주교재에 따라 결정된다. 나는 회화코스를 등록했는데 회화뿐만 아니라 듣기, 문법, 읽기 및 단어 등을 골고루 배운다는 점이 괜찮았다. 재밌는 점은 수업과제를 팀별 혹은 파트너와 함께 항상 같이 풀도록 한다. 물론 같이 풀면서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보거나 토론하도록 유도하는데, 이런 수업 진행방식때문에 '회화' 코스 라고 부르는게 아닌가 한다. 다른 학원을 많이 안 다녀봐서 다른 학원도 이런 방식인지는 모르지만, '선생님과 많이 대화하는 회화' 코스를 기대한 수강생이라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한 반에는 최대 16명이 정원인 것 같다. 수강을 원하는 반이 모두 꽉 차있다면 다음 학기까지 기다리든지 빈 반을 찾든지 그래야만 한다. 인정상 한두명 정도 끼워줄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아서 참 좋았다. 하지만 16명이 모두 오는 것은 거의 첫날 뿐이고, 평소에는 13명 내외로 유지된다.

내가 다닌 반의 분위기는 괜찮았다. 영국문화원이라서 그런지 (선생님은 물론 완전 영국식 억양) 학생들 중에도 영국식 악센트를 구사하시는 분이 계신다. 한편, 조별 과제 때에 별로 말씀도 없으시고 조용조용 하신 분이시더라도, 결코 영어 실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같은 반이면 대개 영어실력은 비슷비슷한데, 개개인의 적극성에 따라 그 실력이 표현되는 정도가 다를 뿐인 것 같다. 선생님들은 대개 젠틀하시고, 무난한 분들이신 것 같다. 보통 상상하는 영국인의 그런 이미지랄까.

같은 반 수강생들의 의견 중에는 '선생님에 따라 수업 질이 크게 결정된다' 등의 얘기도 있었다. 선생님이 맘에 들지 않는 것 같으면 개강 초에 빨리 다른 수업으로 바꾸든지의 방법을 강구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건 무척 개인적인 호불호에 따라 갈리는 것이므로 크게 걱정할 건 아닌듯 싶다.


그런데 정말 1년 이상 넘게 다니신 분들도 계셨다.(이분들 중에는 Intermediate 부터 올라오시는 분들도 있곤 하다. 회화학원은 역시 오래 다녀야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 같다)

신촌의 파고다 회화 코스를 다녔지만, 신촌 어학원보다 훨씬 수업 내용도 다양하고, 질도 풍성한 편이다.

물론 문제는 비싼 가격 (신촌 P학원은 한달에 10여만원 이였던것 같은데, 여기는 수업이 매일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해도 훨씬 비싼 편이다) 이다. 하지만 일반 국내 어학원보다 질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다만 그 높은 값만큼 질도 그만큼 높은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영국문화원에 관심있으신 분께 좋은 정보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