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음악

The Avalanches의 두 뮤비

니흠 2014. 5. 17. 23:46

너무 아쉽게도 LP 한장만을 내고 단명한 호주 출신의 그룹인 The Avalanches(애벌랜치스)는 '유이한' 두 개의 뮤비만을 만들었다. 불행중 다행인지 두 뮤비 다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한다. 둘 다 초강추 뮤비..


우선, 뚜렷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비 중 하나. 뚱뚱보 광부가 너무나도 귀여운 춤을 춘다.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되나 싶던 뮤비는 마지막에 둘 중에 살아남은 (아마도 젊은 광부인듯) 광부가 "Three days later...they dug me out." 이라고 말하면서 급작스런 방향 전환을 한다. 제목만 보고는 연인의 이별을 다룬 흔한 내용이지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뮤비 내내 점점 고양되는 행복한 분위기가 갑자기 살아남은 한 노인의 독백으로 꺾이면서 짠한 느낌을 자아낸다.




애벌랜치스의 다른 대표곡인 'Frontier Psychiatrist' 의 뮤비 역시 또다른 명작인데, 실은 꽤나 괴랄하다(!). 턴테이블리즘의 키치적이고 잡동사니스러운(영어로는 pastiche라고 표현되는) 사운드와 부조리한 등장인물들을 재치있게 섞어 놓은게 일품.


나만의 명대사로는 "You're a Nazi! / You're crazy in the coconut!" 를 뽑고 싶다. 도대체 어떤 의미도 찾아볼 수 없는데, 웃긴다, 신기하게도. 한편, 정신 사납게 진행되는 뮤비 중에 3인조가 뱀 모양의 관악기(정확한 악기명은 Serpent인데, 바그너 오페라를 제외하고는 현대에 와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를 부는 장면이 있는데(아래 영상 썸네일), (다른 출연자들이 대부분 그렇듯이-흑인 카우보이 두 명이 그 또다른 예이다) 이 악기는 샘플링된 사운드와는 연관이 없어 보인다.